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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시

[창작시]눈 (Snow)

by 랭크로 2019. 12. 25.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보면 참 조용히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소복히 쌓인 눈을 밟으면 신발 홈 사이에 눈이 빼곡히 스며드는 경우가 있는데 신발을 털지않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드문드문 흙탕물이 남겨진 바닥때문에 예정에 없던 현관청소를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뽀드득'하는 소리는 몽돌해변의 '또르륵' 소리만큼이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것 같아 좋습니다. 그 소리와 느낌은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린 아이 때 체감했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기습적으로 내린 눈때문에 출퇴근길에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사랑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놀이꺼리가 되기도 하는 '눈'이라는 소재에 대해 창작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잠깐 들러서 쉬어가세요. ^^

눈 (첫 번째 창작시)

등떠밀려 흘러가는 차가운 입김이

조용히 자고있던 대지의 볼을 비벼깨운다.

지난날 푸르름을 그리워하던 마른 땅

조용히 고개를 들어

잔뜩 찡그린 하늘을 유혹해본다.


나에게 와라. 천천히 와라.

내 넓은 가슴으로.

너를 품어 바다로 보내줄게.


부끄럽기만 한 구름 어찌할 바를 몰라

이리 오지도 저리 가지도 못하다

수줍어 수줍어 울음꽃을 터뜨린다.


곱디고운 하얀분꽃

바람따라 구름따라

이리비틀 저리비틀

조용히 또 고요히

계단을 밟아 대지에 첫 발을 내딛는다.


숨어서 보기만 했던 대지의 품

이렇게도 따뜻하구나.

좀 더 일찍 부르지 그랬소.


조심스레 대지의 얼굴 간질이다

이내 하얀 이불로 뒤덮는다.

소복히 소복히

조용히 조용히.


마치며...

요즘 눈이 자주 내리지 않아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좀 더 감상적이겠다~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전에 쓰다만 창작시를 마무리지어보았습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땅(대지)이 하늘의 구름 속에 숨어있던 눈을 불러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될 때 한 번씩 창작시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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