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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시

[두 번째 창작시] 건물 (建物)

by 랭크로 2020. 3. 30.

세상에는 수많은 일자리가 있죠. 손 쉬운 일도 있겠지만, 힘을 써가며 해야하는 일도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을 따지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인력시장을 통하여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육체적인 노동을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풋풋한 젊은이부터 현장의 일이 손에 아주 익숙한 중년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할테구요. 하지만, 한 가정의 버팀목으로써의 존재인 아버지, 또는 가장의 경우라면, 그 현장에서 일하는 사명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또는 가장)를 주제로 두 번 째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존재이지만, 건설현장에서 느끼는 부담감과 현장 감독의 지시를 두 말 없이 따르면서 느끼는 감정을 '건물'이라는 실체를 빗대어서 시를 지어보았습니다.

지난 첫 번째 시였던 '눈'보다 조금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이지만, 한 번쯤은 만들어 보고 싶었던 시였던 만큼 부족하지만 편하게 보고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게요.

건물 (建物) - 두 번째 창작시

땀이 올라간다.

곱디고운 우리 색시 왼쪽에 짊어지고

내 눈 코 쏙빼닮은 내 새끼 오른쪽에 메어지고

천천히 고되게 땀이 올라간다.


어이 김씨, 여기 모래 한 삽 퍼다주오.

예예 알겠소. 가득담아 가겠소.

허리굽혀 담아다가 얼른 옮겨 드리리다.

한  삽 한 삽 풀 때마다 콧잔등에 맺히는 것은 

내 가족의 기다림이겠지. 얼른 닦자.

얼른 고난을 옮겨다 주자.


그리곤 잠시 저기 구석에서 시름을 태워본다.

흰 담배는 인생이요 바알간 불은 시련이라.

시련을 태운다. 하얀 아지랑이와 함께.

역경을 견딘다. 내뱉는 날숨과 함께.


마디마디 안쑤시는 곳이 없지만

아픈 곳은 이 몸일 뿐, 성한 것은 건물이려나.


건물이 올라간다.

높디높은 건물이 쉬지않고 올라간다.

거칠은 손길과 숨결이 남아있는

무거운 희망이 올라간다.


마치며...

내가 살고 있는 집, 아파트는 결국 누군가의 아버지들이 지어주신 건물일 것입니다. 그 분들이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한분 한분의 노력과 땀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라는 것은 알 수 있죠. 벽과 창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거친 날씨에도 가족과 오손도손 지낼 수 있게 해주는 내 집을 만들어준 그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줄일게요.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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